요즘 말레이시아가 인기가 대단하다.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뿐 아니라, 자녀 교육, 유학, 은퇴 이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말레이시아를 많이 찾는다. 왜 이렇게 말레이시아가 인기일까? 이제 말레이시아에 산지 1년 가까이 된 입장에서, 말레이시아의 인기 요인을 분석해 봤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쿠알라룸푸르 기준이다.
1.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콩글리쉬도 가능!
말레이시아는 아시아에서 몇 안 되는 영어 소통이 가능한 나라 중 하나다.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정도가 영어가 가능한 나라다. 하지만 싱가포르, 홍콩은 물가가 서울보다 비싸서 우선순위에서 제외된다. 필리핀은 치안이 불안하다는 평이 많다. 그럼 남는 건 결국 말레이시아다.
말레이시아는 과거 영국 식민지의 경험이 있어서, 지금도 영국식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상당수의 국제학교들이 영국의 교육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은 거의 대부분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말레이 네이티브들 역시 대부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특히 콩글리시가 잘 통한다. 말레이시아 인구 구성은 말레이계 57%, 중국계 27%, 인도계 8%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원래 언어가 각기 다른 만큼 영어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인들의 영어는 완벽한 정통 영어가 아닌 맹글리쉬(말레이시아식 영어)다. 이렇게 제각각인 영어에 서로 관대한 만큼, 콩글리쉬도 별로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
이렇게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외국인이 살기에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자신 있게 콩글리쉬로 대화하자!
2. 한국에 우호적인 환경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의 인기가 대단하다.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 그룹만 인기 있는 게 아니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대중문화를 골고루 좋아한다. 말레이시아 텔레비전을 켜면 한국 방송이 자막만 입혀진 채 거의 그대로 방영되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런닝맨 말레이시아](https://i0.wp.com/breakingcube.com/wp-content/uploads/2019/12/%25E1%2584%2585%25E1%2585%25A5%25E1%2586%25AB%25E1%2584%2582%25E1%2585%25B5%25E1%2586%25BC%25E1%2584%2586%25E1%2585%25A2%25E1%2586%25AB-%25E1%2584%2586%25E1%2585%25A1%25E1%2586%25AF%25E1%2584%2585%25E1%2585%25A6%25E1%2584%258B%25E1%2585%25B5-1.jpg?resize=548%2C366&ssl=1)
쇼핑몰에 가면 한국어 간판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직접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치킨 가게들은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현지 업체인데 한글 간판으로 된 가게들도 많다. 식당, 치킨집, 팬시, 잡화, 액세서리 가게들이 마치 한국에서 건너온 듯 영업한다. 심지어 인사도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우렁차게 외치면서.
![네네치킨](https://i0.wp.com/breakingcube.com/wp-content/uploads/2019/12/%25E1%2584%2582%25E1%2585%25A6%25E1%2584%2582%25E1%2585%25A6%25E1%2584%258E%25E1%2585%25B5%25E1%2584%258F%25E1%2585%25B5%25E1%2586%25AB-1-1024x1024.jpg?resize=637%2C637&ssl=1)
![두끼](https://i0.wp.com/breakingcube.com/wp-content/uploads/2019/12/%25E1%2584%2583%25E1%2585%25AE%25E1%2584%2581%25E1%2585%25B5-1.jpg?resize=590%2C332&ssl=1)
마트에도 한국 코너는 필수다. 일본 코너보다 더 크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상품 특별전을 거의 상시 운영하기도 한다. 웬만한 한국 식재료를 다 팔고 있어서 따로 한인마트를 가지 않아도 될 정도다.
![신라면](https://i0.wp.com/breakingcube.com/wp-content/uploads/2019/12/%25E1%2584%2589%25E1%2585%25B5%25E1%2586%25AB%25E1%2584%2585%25E1%2585%25A1%25E1%2584%2586%25E1%2585%25A7%25E1%2586%25AB-1.jpeg?resize=641%2C392&ssl=1)
어학원에는 영어, 중국어 외에도 한국어를 따로 가르치는 경우가 꽤 많다. 한국 대중문화의 힘이다.
실제로 한국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인들이 많아서 마치 대접받는 듯한 느낌으로 살 수 있다.
3.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말레이시아는 영어에 목매는 한국 학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을 위한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말레이시아 대부분의 국제학교들은 영국의 교육제도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선생님들도 영국인들이 꽤 많다. (물론 학비에 따라 이 비율은 조금씩 달라진다) 물론 영국식에 비해 숫자는 적지만 미국식, 캐나다식, 호주식 학교도 찾을 수 있다. 입맛에 따라 다양한 교육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교육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크다. 한국에서 국제학교를 보내려면, 1년 학비가 웬만한 회사원 연봉과 맞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 사교육비 아껴서 보낼 수 있는 정도의 학교가 꽤 많다. 학교 시설이나 커리큘럼, 교사 수준도 꽤 높다. 게다가 중국계 인구 비율이 높아서 원한다면 중국어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는 기본으로 가르친다. 영어, 중국어를 동시에 배우기에 최고의 환경이다.
말레이시아로 아이들 조기유학을 오는 가정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다.
4. 물가가 싸다
한국에 비하면 대략 6~70%의 물가로 보면 되겠다. 사람마다 소비 수준이나 성향이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 외국인이나 부유한 중국계가 많이 이용하는 고급 마트를 가면 조금 더 들 수 있다.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모닝 마켓이나 야시장, 도매상을 이용하면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생활비가 가능하다. 얼마 전 NSK라는 유명한 도매 마트를 갔었다. 망고 10개가 한국돈 3,000원 정도다. 큰 감자 한 망이 천원이 채 안된다. 전기, 수도 등 공과금 비용도 한국에 비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페트로나스 주유소](https://i0.wp.com/breakingcube.com/wp-content/uploads/2019/12/%25E1%2584%2591%25E1%2585%25A6%25E1%2584%2590%25E1%2585%25B3%25E1%2584%2585%25E1%2585%25A9%25E1%2584%2582%25E1%2585%25A1%25E1%2584%2589%25E1%2585%25B3-1.jpg?resize=642%2C481&ssl=1)
특히 기름값은 환상적. 꽉 채워 넣어도 2~3만 원 선이다. 서울은 대략 8~10만 원 정도 할 테니, 반 값도 안된다. 말레이시아도 엄연히 산유국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 유명한 쿠알라룸푸르의 쌍둥이 타워가 바로 말레이시아 석유 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의 소유다. 그래서 쌍둥이 빌딩의 정식 명칭은 페트로나스 타워다.
하지만 물가는 상대적이다. 매주 3~4차례 외식하고, 한인 마트 주로 가고, 한국인 밀집 지역에서 주로 생활한다면 한국보다 오히려 더 들 수도 있다. 최대한 현지 생활방식에 맞춰 살면 한국의 반값에도 살 수 있다. 살기 나름이다.
5. 주거 비용이 저렴하다
물가에 포함될 수 있지만,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따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이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외국인의 부동산 구매에는 제약이 따르고, 대체적으로 말레이시아 부동산 경기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한국인들은 콘도나 링크 하우스(비슷한 형태의 집이 붙어 있는 단독주택)를 월세로 살게 된다. 월세 역시 천차만별이지만, (외국인 밀집 고급 주거 지역인 몽키아라 같은 곳을 제외하면) 50~100만 원 정도에 한국의 30평대 아파트보다 나은 수영장, 헬스장 딸린 고급 콘도에 살 수 있다.
![말레이시아 콘도](https://i0.wp.com/breakingcube.com/wp-content/uploads/2019/12/%25E1%2584%2586%25E1%2585%25A1%25E1%2586%25AF%25E1%2584%2585%25E1%2585%25A6%25E1%2584%258B%25E1%2585%25B5%25E1%2584%258F%25E1%2585%25A9%25E1%2586%25AB%25E1%2584%2583%25E1%2585%25A9-1-1024x670.png?resize=646%2C422&ssl=1)
결국 큰 목돈이 드는 부동산 구매 금액이나 전세금이 필요 없기 때문에 여유자금을 따로 굴릴 수 있다. 한국의 부동산을 임대할 수도 있고, 전세금을 빼서 다른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재투자할 수 도 있다. 부동산에 깔고 앉아 있던 돈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6. 치안이 우수하다
물론 치안 좋기로 유명한 한국에 비할바는 아니다. 그래도 동남아 국가 중에는 치안이 가장 우수한 편이다. 총기 소지가 불법이다. 말레이시아 국교인 이슬람교에서도 폭력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과거 70년대에 말레이계, 중국계 주민 간 유혈 충돌 이후 서로 조심하며 배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건물 곳곳, 쇼핑몰 매장 등에 사설 경비원, 경호원들도 촘촘히 배치되어 있다. 1년 가까이 살면서 폭력적인 상황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서로 언성 높이는 모습도 거의 없다.
7. 한국과 가깝다
비행기 편도 6시간 거리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한국에서 일 보고 돌아오는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시차도 1시간이다. 1시간 차이는 그냥 같은 시간대로 보면 된다. 미국, 유럽처럼 전화할 때 상대방의 시간대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미국, 캐나다, 유럽은 시차가 커서 전혀 딴 세계에 사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심리적인 거리도 가까워서 한국의 가족, 친구들과 멀리 떨어진 느낌이 덜하다. 특히 아이와 엄마만 따로 나온 기러기 가족들에게는 큰 장점이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가까운 거리는 말레이시아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
8. 깨끗하고 안전한 자연환경
한국의 미세먼지에 시달리다가 말레이시아에 와서 비염이 좋아진 사례가 많다. 나 역시 조금만 찬 바람이 불면 콧물을 달고 살았다. 가족들도 비염이 조금씩 있는 편이었다. 말레이시아에 오니 비염이 거의 사라졌다.
사실 말레이시아의 대기, 환경오염에 대한 정책이나 규제는 미미하다. 시커먼 매연을 뿜는 디젤차들이 꽤 많이 다니고, 여기저기 쓰레기를 불법 소각하며 연기를 쏟아내기도 한다. 쿠알라룸푸르는 인구 밀도도 꽤 높아서 스모그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불어오는 헤이즈(산불로 인한 연무)도 간혹 말썽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열대지방이라는 기후 특성상 열대성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이 비 때문에 공기 중의 먼지가 금세 씻겨 내려간다. 자연적으로 공기의 질이 유지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연재해가 없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지진, 화산도 없고, 그 흔한 태풍, 홍수도 없다. 말레이시아 앞바다를 인도네시아가 방파제 역할을 하며 막아주기 때문이다.
9. 순박하고 여유로운 말레이시아 사람들
어딘지 때가 덜 묻은 듯 순박한 사람들 천지다. 항상 수줍은 듯 인사를 건네고 친절하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다. 콘도 수영장에서 사귄 인도계 친구는 무슨 일만 있으면 작지만 인상적인 선물을 건넨다. 중국계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서 전통 훠궈와 고급 차를 대접받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할 수 없는 경험이다.
매사에 여유롭고 어지간해선 화를 내는 법이 없다. 운전할 때도 여유가 있어서 클랙슨 소리를 듣기 어렵다. 차선 변경할 때도 양보를 잘해준다. 심지어 톨게이트에서 앞차가 문제가 있어서 후진을 하면 뒤에 줄 선 모든 차가 한꺼번에 후진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난리가 날 일인데, 여기서는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이다. 불쾌한 일에 언성을 높이고, 바쁘다고 재촉하는 일이 좀처럼 없다. 어찌 보면 바쁘기만 한 한국 사람들에겐 답답한 일일 수 있지만, 적응되면 아주 맘이 편하다.
10. 쇼핑과 관광의 천국
열대 지방의 특성상 시원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쇼핑몰 문화가 매우 발달했다. 내 경험상 쇼핑몰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견줘도 손색없어 보인다. 쇼핑몰에서 놀고, 먹고, 쉬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파는 물건이나 음식의 수준도 꽤 높은 수준이다.
관광할 곳도 차고 넘친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도 보고 즐길 곳이 많지만 지방 도시들도 각각의 특색이 있다. 동양의 진주로 불리는 페낭은 섬 전체가 관광지다. 옛 수도인 말라카는 말레이 전통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코타키나발루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이미 유명하다. 이외에 랑카위, 채러팅 비치, 이포, 조호바루, 쿠칭 등 말레이시아 국내만 해도 가 볼 곳이 수두룩 하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교통의 요지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인접국 관광지는 10만 원 내외에 항공권을 살 수 있다. 태국 끄라비, 푸껫은 1시간 반이면 된다. 베트남도 2시간, 인도네시아 발리도 3시간이면 간다. 한국에서 가는 여행에 비하면 절반이 안 되는 가격에 가능하다.
말레이시아라는 곳에 살아보게 된 것이 나에겐 축복 같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모르지만, 말레이시아가 제2의 고향이 될듯한 느낌이다. 여러분도 살면서 한 번쯤은 말레이시아의 매력을 느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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