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니어링, 조화로운 삶

스콧 니어링. 미국의 자연주의 사상가다. 스콧 니어링 자신과 그의 동반자 헬렌 니어링이 버몬트 숲에서 살았던 기록이다. 물질문명과 거리를 두며 숲 속에서 손수 농사를 하고 집을 지으며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다른 존재와 조화롭게 살아온 이야기다.

원제는 “Living the Good Life”라서 ‘조화’라는 단어가 언뜻 떠오르지 않지만, 다 읽고 난 다음에는 과연 조화로운 삶의 표본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조화는 자연과의 조화, 스콧과 헬렌 두 사람 간의 조화, 몸과 마음의 조화를 모두 아우른다. 부조화가 만연한 이 시대에 귀 기울일 만한 메시지가 넘친다. 

스콧 니어링, 문명과 거리를 두다

그들은 문명과 거리를 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삶으로부터 도피해 어딘가로 멀찌감치 달아나기를 꿈꾸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와 정반대로 삶에 더 열중할 수 있고,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하고 있었다.” 

스콧 니어링, 그가 말하는 기본 가치

그들이 시골생활을 하며 선택한 기본 가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단순한 생활,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남,
무엇이든지 쓸모 있는 일을 할 기회,
그리고 조화롭게 살아갈 기회.” 

돈과 일에 관해서도 보통 사람들로선 범접하기 힘든 경지를 보여준다. 아마도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존재적 삶의 양식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반드시 필요한 현금에 맞추어 돈을 벌려고 했다. 필요한 것이 마련되었다고 판단되면, 그 해의 남은 시간 동안에는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았고, 돈을 더 벌지도 않았다.” 

“삶의 중요한 요소가 짜증스럽다면, 무슨 살 맛이 나겠는가? 특히 언제나 중요한 요소로 있어야 하는 것이 그렇다면. 정말 그래서는 안 된다. 참된 경제 활동이란 당신이 날마다 하는 일 바로 그것에서 스스로 큰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먹고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는 것은 풍요롭고 보람 있는 삶 속으로 들어가는 문간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삶을 제대로 꾸려 갈 수 있을 만큼만 생활필수품을 얻는 일에 매달렸다. 그 수준에 이르고 나면 먹고사는 문제에서 완전히 눈을 돌려 취미 생활과 사회 활동에 관심과 정열을 쏟았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지나치게 전시해 놓고, 음식과 기계에서부터 시간과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낭비하는 뉴욕 시에서 살다 온 우리는 그 많은 도시의 잡동사니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내던져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뻤다.” 

스콧 니어링, 자본주의 비판

자본주의에 관해서는 날 선 비판을 가한다.

“이 체제를 그냥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고 힘 있는 자를 더욱 힘세게 만들기 위해 돌아가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돌아가는 무자비하고 냉혹한 기계의 힘없는 톱니바퀴가 될 것이다.” 

스콧 니어링, 삶의 자세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순간순간,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어떠한 시간이나 자기가 더 바람직하게 여기는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들의 숲 속 농장을 다녀간 대부분의 방문객들에 대해서 스콧 니어링은 이렇게 아쉬움을 표한다.

“우리가 그이들보다 건강에도 좋고 값도 훨씬 덜 드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그 사람들도 인정했다. 위가 자기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편안한 옷을 입고 만족스러운 집에서 살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를 누린다는 사실도 그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이들 스스로는 이런 생활에 따를 수 없었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 사람들은 문명이 주는 흥분, 분주함, 매혹, 편의 시설, 마취제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우리들 대부분이 스콧 니어링의 집을 잠시 다녀간 방문객들의 모습이 아닐는지. 나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이 문명의 마취제를 뿌리칠 수 있는 용기를 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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