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가 요즘 뜨고 있습니다. 요즘 주식 좀 한다는 분들은 퀀트 혹은 퀀트 투자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완전히 생소한 투자법이죠. 미래의 투자법이라는 퀀트가 도대체 뭔지, 요즘 왜 뜨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개인은 어떻게 퀀트 투자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퀀트란?
퀀트의 정의
일단 퀀트라는 말의 유래는 ‘양적인(Quantitative)’이라는 영어에서 나온 말이다. 정성적인 방식의 분석이 아닌 순전히 정량적인 방식의 투자 방식, 혹은 이런 투자를 하는 사람, 투자상품을 모두 아우른다. 사람의 판단, 직관이 완전히 배제된 방식, 순전히 숫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다. 회사의 브랜드 평판, 경영자의 인성 같은 정성적인 데이터는 철저히 배제한다. (물론 이런 데이터도 정량적인 방식으로 산정해서 데이터화 할 수 있다면 사용 가능할 수도)
퀀트 투자 방식
퀀트는 회사의 매출액, 영업이익은 물론이고 PBR, PER, EVITDA, ROE, 등등 수십, 수백 가지의 데이터들을 이용한다. 이 데이터들을 조합하고 각각 가중치를 달리 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해서 무한한 방식의 전략을 만든다. 이 전략을 다른 말로 퀀트 알고리듬이라고도 한다. 아주 단순한 예를 들면 ‘PER(주가대비수익비율)이 가장 낮은 주식 30개를 사서 1년간 보유하다가 판다’라는 전략이 있을 수 있다.(아주 단순한 전략이지만 실제로 시장대비 효과가 탁월한 전략이다) 이런 단순한 전략에 여러 수치들을 조합하고 시뮬레이션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수익률이 높은 전략을 개발하고 실제로 프로그램화해서 컴퓨터로 자동매매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퀀트로 돈 버는 회사들
사실 이런 퀀트 투자 방식은 미국의 몇몇 회사들이 처음 시도했다. 일시적인 정보의 불균형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초단타 매매를 하는 것이다. 요즘은 컴퓨터를 이용해 초단타 매매를 넘어선 극초단타 매매 1,000 분의 1초 , 10,000 분의 1초에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방식을 쓴다. 이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매매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광통신 케이블 구축에 수천억 원을 쏟아부을 정도다.
한 초단타매매 회사는 애팔래치아 산맥을 관 통하는 케이블 구축했다. … 이렇게 볼 때 초단타매매에서 0.001초의 가치는 3억 달러를 넘는다고 말할 수 있다
-쑹홍빙<화폐전쟁>
초기 퀀트 회사들은 승률이 80%를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투자 알고리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장비의 성능도 계속 발달하고 있어서 그렇게 높은 승률은 어려워졌다.
요즘 심심찮게 보이는 로보 어드바이저도 크게 보면 퀀트의 범주에 들어간다.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투자 전략을 짜고, 실행도 결국은 정량적인(Quantitative) 방식의 투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AIM, 불리오 등의 회사도 사람의 판단보다 계량적인 방식에 비중을 둔다. (AIM의 경우 개인적으로 소액을 투자 중인데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수익률이 15%에 육박하고 있다. 수익이 안정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조만간 한번 리뷰해 볼 생각이다)
2. 퀀트, 왜 뜨는가?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는 애널리스트나 기업가 등 큰 목소리 내는 사람이 주식 시장을 좌지우지했다. 그들이 필요한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숫자보다는 환상적인 스토리, 자극적인 이슈,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중요했다. 주식 시장도 결국 소수의 사람이 지배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수기 방식을 벗어나 전자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면서 점점 몇몇 사람의 손을 벗어난다. 컴퓨터, 네트워크의 발달로 데이터가 쌓인다. 비로소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개인도 퀀트다
초기 퀀트는 몇몇 앞서가는 회사들만 하는 별난 투자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점점 돈을 벌면서, 대중들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 불균형이 해소되며, 고급 데이터, 빅데이터를 개인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개인에게도 퀀트 투자가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복잡하게 머리 싸매고 기업을 연구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수고가 필요 없게 되었다. 이제 개인도 얼마든지 고급 데이터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개인 퀀트 시대가 열렸다.
3. 퀀트, 개인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개인도 퀀트 투자를 위한 데이터를 구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개발한 후, 실행만 하면 된다. 퀀트 투자 방법, 알고 보면 쉽다.
데이터, 어떻게 구할까?
퀀트킹을 강력 추천한다.(저는 이 곳과 아무런 연관 없는 단순한 이용자일 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구할 수 있는 퀀트용 데이터로 최고다. 국내 상장사 관련한 거의 모든 데이터가 총망라되어 있다. 연간 11만 원에 제공되는데, 연 4회(4월 15일, 6월 15일, 9월 15일, 12월 15일)는 무료로 데이터를 오픈한다. 연 4회 리밸런싱 한다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고급 정보를 무료로 쓸 수 있다니 놀랍다.
간단한 데이터 조합만 이용한다면 더 쉽다. 요즘은 증권사 HTS에서도 웬만한 데이터를 다양하게 뽑을 수 있다. 찾아보면 쓸만한 데이터를 꽤 잘 뽑을 수 있다.
퀀트 전략, 알고리듬 개발
전략이니 알고리듬이니 하는 걸 내가 어떻게 개발씩이나 한단 말인가. 겁먹지 마시라. 단순하게 ‘PBR 가장 낮은 20개 종목 6개월 보유하고 팔기’ 같은 단순한 전략도 얼마든지 시장을 이길 수 있다. 일단 가장 좋은 공부는 책을 읽는 것. 대한민국에 ‘퀀트 투자의 바람’을 일으킨 강환국 님의 책 <할 수 있다! 퀀트 투자>를 읽어 보자. 연간 수익률 20%가 넘는 고급 전략들이 수두룩하다. 여기서 맘에 드는 전략을 선택만 하면 된다. 이 전략들은 단순한 이론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가 실제로 여기 나온 전략 중 하나를 수행한 결과 꽤 잘 작동한다.
이쯤에서 강환국 님의 <왜 계량 투자인가?> 영상을 보고 넘어가자. (계량 투자는 퀀트 투자의 다른 말입니다)
전략을 개발하는 자체도 너무 힘들다는 분들은, 앞서 언급한 퀀트킹을 이용해도 좋겠다. 퀀트킹 자료에는 단순 데이터만 있는 게 아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전략도 30가지 넘게 제시한다. 전략을 선택하면 지금 사야 할 종목까지 제시해 준다. <할 수 있다! 퀀트 투자>에 나오는 전략도 몇 가지 제시한다. 생각할수록 고마운 데이터다.
실행하고, 인내하라
전략을 선택했다면 실행이다. 리밸런싱 주기에 맞춰 주식을 사고팔기만 하면 된다. 쉽다. 아주 쉽다. 기업을 분석할 필요 없다. 경영자의 인품도 상관없다. 임직원이 사고 치진 않을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경쟁사도 따지지 않고, 시장 전망도 할 필요 없다.(아! 경기 전망에 대한 거시 지표도 퀀트 데이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전략에 맞춰, 때에 따라 사고팔기만 하면 알아서 수익이 나온다.
단, 인내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매주, 매월, 매년 꾸준히 우상향 하는 전략은 없다. 때로는 떨어지고 심지어 손실이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1년 동안 손실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러면 ‘역시 내가 하면 안 돼’, ‘이론과 현실은 다르지’ 하면서 팔면 안 된다. 이때, 참아야 한다. 전략에 대한 믿음으로 엉덩이를 무겁게 해야 한다. 버티면 올라간다. 과거 데이터가 말해준다. 확률을 믿어야 한다. 동전 던지기를 10번 하면 앞면이 8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백 번, 천 번을 하면 결국 확률은 50%에 수렴한다. 이 확률에 배팅하는 것이 바로 퀀트 투자다.
퀀트는 더 이상 일부 회사나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복잡한 전략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시장과 전문가를 넘어설 수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호구 노릇만 하던 개미 생활을 청산할 기회다. 숫자는 개미 투자자를 차별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만인에게 공평하다.
좋은 전략을 힘들여 발굴할 필요는 없다. 이제 좋은 전략을 잘 선택하고, 끈기 있게 밀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퀀트 투자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간단한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따르도록 하기만 해도 퀀트 투자의 영역인 것이다.
– 권용진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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