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있는 전략 중 아무거나 선택한 후 일관성 있게 장기적으로 유지하면 돈을 벌게 된다. 잃고 싶어도 잃기 힘들 정도다.”
-강환국 <할 수 있다! 퀀트 투자>

3월 초부터 지금까지 이 책에 나온 전략 하나를 골라서 직접 퀀트 투자를 해봤다. 25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여 현재까지 12% 수익 중이다.
(퀀트 데이터는 퀀트킹 카페의 도움을 받았다. 퀀트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꼭 가입해야 할 곳!) 두 달이 체 안 되는 짧은 기간이라 객관적으로 평가하긴 이르지만, 일단 시장의 상승률보다는 훨씬 나은 수익률이라 꽤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기업을 일일이 분석하며 종목을 발굴하는 수고를 줄이고, 내 판단이 과연 옳은가 고민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퀀트 투자의 기본 원리
저자가 말하는 퀀트 투자의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종목 발굴보다 일관성 있는 투자전략의 개발, 즉 어떤 논리로 주식을 매수하고 보유하고 매도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백배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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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이 정해지면 그 전략에 적합한 종목은 저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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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바뀌어도 동일한 방법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매수, 보유, 매도 기준이 체계적이고 계량적이며, 오해 소지가 없는 명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개별 종목을 발굴하기보다는 투자 전략(혹은 원칙, 규칙, 기준이라고 바꿔도 되겠다) 자체를 잘 만들고 그 기준을 충실히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퀀트, 명확한 기준을 세워라
이어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따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전략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계량화가 어려우면 투자 과정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주관(사실은 편향)이 개입하게 된다. 그러면 적어도 주식 투자 분야에선 대부분 패망의 지름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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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체계는 간단한 상황에서는 옳은 결정을 내리지만 논리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오류, 즉 ‘편향’을 보이곤 한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주식시장은 우리의 직관으로만 대처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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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목과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 종목이 별 볼 일 없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무리 많이 나타나도 근자감으로 지속 보유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한 후에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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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어려운 말보다는 환상적인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주식이 훨씬 매혹적이다. 문제는 그럴듯한 스토리가 뻥일 수 있으며, 스토리가 사실이더라도 스토리에 혹한 투자자들에 의해 주가가 이미 너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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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투자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채 자신의 두뇌를 믿고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우리의 두뇌는 돈을 말아먹는 데 한몫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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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건이 되면 주식을 매도하는지 명시하는 것이 투자의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 주식을 사고 나서 언제 팔지 결정하는 것은 너무 늦다. 일단 돈이 투입되면 그 주식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략이 단기적으로 잘 맞든 안 맞든 일단 무조건 계속 따라 해 보자. 일관성을 보이는 것이 부자의 지름길이다.”
자신을 믿지 말라
인간은 기본적으로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두뇌를 갖고 있다. 쉽게 속아 넘어가고, 지나치게 자신감에 넘치며, 잘못된 판단을 고수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 스스로를 믿지 말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성공 투자의 핵심은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한 자기 불신이다.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인간의 심리는 생각보다 매우 나약하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결국 인간의 감정과 판단이 철저히 배제된 기계적인 투자가 퀀트 투자의 지향점이다.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 기업과 시장을 분석하고, 거시 지표를 확인하며,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련의 투자와 연관된 활동을 기계적인 알고리즘에 모두 맡겨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별 수고도 없이 만들어진 규칙을 단순히 따르기만 하는 투자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퀀트를 시작하기 전에 많이들 고민할 듯한 문제다. 나 역시 ‘정말 이렇게 쉽게 투자하고 돈 버는 게 가능하다고?’ 하며 퀀트 투자 시작하기를 망설였었다. 하지만 퀀트 투자가 보여주는 눈부신 성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한 예로, 단순히 PBR 낮은 회사 2,30개를 매수하여 1년 동안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연 20% 이상의 수익률을 보여줬다.
워런 버핏 전문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해그스트롬은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에서 다음과 같이 새로운 투자 시도를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노르웨이 어부들도 비슷하게 행동한다. 선단에 있는 대부분의 배들은 전날 물고기가 가장 많이 잡힌 장소로 보내지지만, 일부 어선들은 물고기가 있을 만한 다른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여기저기 탐색한다. 우리들 투자자도 균형을 맞춰 가장 확실한 수익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정신적 에너지의 일부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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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빌딩블록(전략)을 찾는 일을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한다. 기업이 지금 당장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 예산을 줄인다면, 단기간의 성과는 좋아지겠지만, 미래의 어느 순간 그 기업은 경쟁열위에 놓이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아이디어 탐색을 멈추어도 얼마 동안은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미래의 변화하는 환경은 우리를 점점 불리한 위치로 몰아갈 것이다.”– 로버트 해그스트롬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가치투자에 주안점을 두되 새로운 투자 전략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퀀트, 이기는 확률을 높이는 투자
해그스트롬은 또 이렇게 말한다.
“의식하고 있든 아니든 투자자들이 내리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은 확률적 행동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록과 이용 가능한 가장 최근의 데이터를 결합해 확률을 계산해야 한다.”
이런 확률을 제대로 계산하는 것이 바로 퀀트 투자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퀀트 투자를 시작한 몇 안 되는 선구자 중 한 분인 서울대 문병로 교수는 <메트릭 스튜디오>에서 이렇게 말한다.
“최고 수준의 계량적 주식 투자란 이런 정보로부터 확률적 우위를 획득한 다음 투자에 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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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투자를 해서, 손실을 포함한 모든 것이 확률적 전개의 과정이라는 것을 확신하면 편한 잠을 청할 수 있다. ”– 문병로 <메트릭 스튜디오>
퀀트 투자는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미래에도 과거와 동일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다. 다만 이길 확률을 높여놓고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 기대 수익률이 20% 이상인 퀀트 투자와 자신의 분석과 직관력에만 기댄 기대수익률을 알 수 없는 묻지마 투자. 과연 어떤 선택이 현명한가?
*강환국 님의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 에서도 퀀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 글을 올린후 4개월 지난 시점에서 6개월간의 업데이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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