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사는 걸까요?
삶의 목적이 뭘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바로 행복이죠.
우리는 행복해 지기 위해 산다.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이 바로 삶을 살아가는 이유다.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답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님의 책, 행복의 기원입니다.
20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지만, 이 책의 의미는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바로 행복해 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진짜 행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죠.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놀랍도록 맘이 편해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행복론 중에 가장 탁월하고, 신뢰할만 하며, 명쾌한 통찰이 가득합니다.
행복의 실체
저자는 삶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 ‘행복’이라고 답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 통념에 강력한 하이킥을 날리는 주장을 거침없이 합니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행복을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
…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놀랍지 않나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주장입니다.
생존 자체가 목적이고 행복은 수단일 뿐이라는 얘기죠.
최근에 진화심리학 관련 서적이 심심치 않게 출간되면서, 사람의 여러 심리 기제들이 진화의 결과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삶의 목적이나 의미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까지 과감하게 진화심리학적인 주장을 펼친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주장이 단순한 개인적 가치나 경험이 아니라 여러 과학적 연구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이죠.
결국 행복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 거의 사실에 가깝다는 겁니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고 의미라는 생각은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한 철학자가 가졌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증명된 바도 없다고 반박합니다.
행복의 기원
최근의 과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은 외부의 조건보다 그 사람의 유전적 특질에 좌우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와 권력이 있고, 외부적인 요소로 보면 부족한게 없어 보여도 불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외부적인 조건 보다는 그 사람의 원래 성격에 따라서 행복을 체감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죠.
바로 외향성이라는 성격이 행복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입니다.
그럼 내향적인 사람은 행복해 질 수 없는 것이냐 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 질 수 있는 힌트가 있습니다.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우리의 행복감은 계속 재조정됩니다.
행복감이 높아졌다가도 다시 내려가기를 반복하죠.
아무리 대단한 성취, 엄청난 행운을 얻더라도 금새 행복감은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불행도 마찬가지죠. 불운한 일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의 행복감도 결국 다시 원위치가 됩니다.
로또 1등 당첨자든, 큰 사고로 장애를 입은 사람이든 그 일이 생긴지 몇 달이 지나면 행복도가 이전과 동일해 진다고 하죠.
행복은 한방이 아니죠.
그래서 한번의 큰 기쁨, 커다란 행복만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보다는 일상에서 작은 일에도 소소한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있고 항상 칭찬 받는 사람들은 행복할까요?
연구 결과 이런 것 역시 외부적인 조건이라서 크게 행복감을 높이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고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죠.
다른 사람들의 평가보다는 일상 생활속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남보다 자주 느끼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책은 이렇게 강조합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그렇다면 도대체 행복은 무엇일까요?
책은 명쾌하게 한줄로 정의내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삶에서 대단한 성취, 원대한 꿈, 장대한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이룬다고 해서 절대 변하지 않는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일상속에서 가족, 친구, 동료들과 소소한 기쁨을 만끽하며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