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고 행복꾼,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 공식 5 가지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론

행복의 정복 표지
행복의 정복 표지

행복, 과연 정복이 가능한 것일까?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예스24에서 살펴보기

버트런드 러셀은 영국의 철학자다. 철학자 말고도 타이틀이 많다. 사상가, 수학자, 논리학자, 역사학자,  사회비평가, 무정부주의자, 무신론자 등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20세기의 대표적인 천재이자 지성인이다. 

이런 천재가 행복을 정복했다면서 내놓은 책이 바로 <행복의 정복>이다.
도대체 이런 자신감 넘치다 못해 뻔뻔해 보이는 제목을 어떻게 붙일 수 있었을까? 
(사실 러셀이 이런 도발적 제목 붙이기에 능하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질색할 만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까지 냈을 정도)

러셀이 행복한 이유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서 대부분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한 마디에 러셀 자신의 행복 비결이 다 들어 있다. 

러셀의 행복 비결 3가지

1) 자신이 행복해 지기 위한 조건(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2) 그 조건을 만들었다.

3) 이룰 수 없는 것은 단념했다.

러셀은 스스로 행복해 지기 위한 조건을 잘 알고 그것을 이뤄냈다. 그리고 행복해 지기 위한 조건이 아닌 것(갈망하지 않는 것), 즉 원하지 않는 것 또는 아무리 원해도 이룰 수 없는 것은 단념했다. 매우 간단하지만 사실 그리 간단하진 않다. 좀 더 파보자.

행복 공식 1.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닌 권태

성공한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배워두지 않은 사람은 성공한 후에 권태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다. 

인류가 저지르는 죄의 절반 이상은 권태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도덕주의자들은 권태를 심각한 문제로 여긴다.

러셀은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큰 이유 중 하나를 권태를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죽하면 권태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 삶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이런 권태를 다스리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행복해진다. 혼자 조용히 지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고독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권태를 견디지 못하고 항상 떠들썩한 모임, 들뜬 분위기만 찾아다니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맛보기 어렵다. 행복한 인생은 대체로 떠들썩하지 않다. 

훌륭한 책들은 모두 지루한 부분이 있고, 위대한 삶에도 재미없는 시기가 있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해 보이는 삶에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화려한 성공 뒤에는 화려하지 않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다. 항상 행복하기만 한 삶은 어디에도 없다. 그 사실을 하루라도 빨리 깨달을수록 행복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행복 공식 2. 걱정을 몰아내라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다. 

걱정은 역시 행복의 최대 적이다. 이 걱정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한숨 쉬며 걱정만 하고 있는 것은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러셀은 이렇게 충고한다.

한시도 쉬지 않고 지나치게 고민하는 것보다 꼭 필요할 때에 적당하게 고민하는 침착한 태도를 기르면 행복과 능률을 엄청나게 증진시킬 수 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잠을 설치며 걱정 고민하고 있어 봐야 걱정은 한치도 줄지 않는다. 걱정을 하지 말고 행동을 하라. 요약해 보자.

걱정을 없애는 법, 3단계 

1) 그 걱정거리에 대한 해결책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찾아라. 

2)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 빨리 행동에 옮겨라. 

3) 애초에 해결 방안이 없다면 걱정할 문제도 아니다. 

결국 구체적인 행동을 재빨리 취하는 것이 답이다. 

행복 공식 3. 적당한 열정과 지혜로운 절제

행복한 사람은 적당한 식욕을 느끼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과 비슷하다. 

적당한 열정과 그에 걸맞은 지혜로운 절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지나친 열정은 일을 그르치고, 지나친 절제는 삶을 무미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열정과 냉정의 균형감각이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러셀은 이상적인 여행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며 적당한 열정의 훌륭한 예시로 들었다. 

어디를 가든지 그곳의 특색을 살펴보고, 그곳의 특색을 대표하는 사람들과 사귀고,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것들을 낱낱이 살펴보고, 그곳의 고유한 음식을 먹고, 그곳의 예절과 언어를 익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기나긴 겨울밤에 되새기면 좋을 만한 새롭고 새롭고 즐거운 생각들을 마음속에 가득 채워서 집으로 돌아온다. 

행복 공식 4. 생명력을 주고받는 사랑

가장 바람직한 사랑은 서로 생명력을 주고받는 사랑이다. 

행복에 사랑이 빠지면 섭섭하다. 러셀이 말하는 이상적인 사랑은 생명력을 주고받는 사랑이다. 어떻게 생명력을 주고받지? 

생명력 있는 사랑이란?

1) 서로에 대한 진정 어린 관심

2) 서로를 행복에 이르는 도구, 또는 수단을 보지 않음

3) 서로를 행복 추구를 위한 공동 운명체로 봄

뭔가 좋은 선물을 사주고 좋은 곳에 여행 가는 것으로 부족하다. 서로의 삶이 행복해지도록 노력하는 공동 운명체가 되어야 한다. 

행복 공식 5. 노력과 체념, 균형을 유지하라

현명한 사람은 막을 수 있는 불행을 감수하지도 않겠지만, 피할 수 없는 불행을 만나도 결코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스토아 철학과도 많이 닮아 있는 개념이다.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는 운명에 맡기는 자세다. 최대한의 노력을 하지만 최악의 상황도 담담하게 감수하겠다는 태도다. 러셀이 여기서 말하는 체념은 패배주의적인 포기가 아니다. 최악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용기다.  

에필로그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뒤를 이어 태어나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은 곳의 본능을 좇아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에 충분히 몸을 맡길 때, 우리는 가장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러셀은 책 말미에 이르러 진정한 행복이 ‘나’라는 개인의 수준에 머물지 않기를 당부한다. 행복의 경계를 우주 전체로 넓히면 더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주적 행복이라니, 과연 러셀다운 과감한 발상이다. 나 같은 범인이 감히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다. 이런 우주적 행복을 논하는 지경이니 행복을 정복했다는 러셀의 선언을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서문에 있는 휘트먼의 시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한 마리 짐승이 되어 그들과 함께 살고 싶다.
저렇게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이 있는 것을.
나는 선 채로 오랫동안 짐승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걱정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어둠 속에 깨어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눈물짓지도 않고
하나님에 대한 의무를 들먹여 나를 역겹게 하지도 않는다.
불만을 드러내는 놈도 없고,
소유욕에 혼을 빼앗기는 놈도 없다.
다른 놈이나, 먼먼 조상에게 무릎 꿇는 놈도 없다.
이 지구를 통틀어 보아도 어느 한 마리
점잔 빼는 놈도, 불행한 놈도 없다.

휘트먼, <내 자신의 노래 3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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